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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vs 남부 칠레 여행 (사막, 빙하, 도시)

by info-net 2025. 9. 21.

남미 대륙의 서쪽 끝에 자리한 칠레는 북에서 남으로 약 4,300k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국토를 가진 나라입니다. 이 같은 독특한 지리 구조 덕분에, 칠레는 지역에 따라 완전히 다른 기후와 자연환경, 문화적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북부와 남부의 차이는 극명하여 마치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입니다. 북부는 메마른 사막과 고원지대, 남부는 빙하와 울창한 숲이 펼쳐지는 땅으로, 각각 독자적인 여행의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북부와 남부 칠레의 주요 관광 명소, 자연적 특성, 문화, 교통, 여행 팁 등을 심층적으로 비교하여, 여행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여행지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칠레 여행 사진

북부 칠레의 매력 - 사막과 별의 땅 아타카마

칠레 북부의 대표적인 자연환경은 아타카마 사막입니다. 이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연중 강우량이 1mm도 채 되지 않는 해도 있을 정도로 건조합니다. 이로 인해 형성된 붉은 황토 지형과 소금 평야, 고산 화산 등의 조합은 지구상 그 어떤 장소에서도 보기 어려운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라는 작은 마을입니다. 이곳은 다양한 투어의 출발지이며, 숙박시설, 식당, 여행사들이 밀집해 있어 북부 여행의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대표 관광지인 문 밸리(Valle de la Luna)는 이름 그대로 달의 표면을 연상케 하는 지형으로, 일몰 때 붉게 물드는 장면은 많은 여행자들의 감탄을 자아냅니다. 죽음의 계곡(Valle de la Muerte) 역시 하이킹이나 자전거 투어로 유명한 스폿입니다. 북부 칠레의 또 다른 특징은 고지대의 호수와 열지형입니다. 해발 4,000m에 위치한 엘 타 티오 간헐천은 새벽녘에 수증기가 하늘로 치솟는 장관을 연출하며, 인근에는 따뜻한 온천도 있어 휴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라구나 미스카티와 라구나 체하 등의 고산 호수는 코발트빛 색감을 자랑하며, 플라밍고와 같은 야생 동물도 자주 관찰됩니다. 그러나 이 지역을 찾는 이유 중 가장 특별한 것은 바로 천문관측입니다. 아타카마 사막은 낮은 습도, 고도, 맑은 하늘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어 세계 최고의 별 관측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럽 남방 천문대(ESO)의 파라날 천문대와 ALMA 전파망원경 등 국제적인 천문 시설이 위치해 있으며, 일반 여행자들도 민간 천문대에서 별 관측 투어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은하수, 별똥별, 행성의 움직임 등을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드문 장소이기 때문에 천문 애호가라면 반드시 방문해봐야 할 명소입니다. 북부 칠레 여행 시 유의할 점은 고산병입니다. 많은 지역이 해발 2,500m 이상이기 때문에, 충분한 수분 섭취와 천천히 고도에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일교차가 매우 커서 한낮에는 30도에 달하더라도 밤에는 0도 이하로 떨어질 수 있으므로 복장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남부 칠레의 대자연 - 빙하, 호수, 트레킹의 성지

남부 칠레는 자연 애호가라면 한 번쯤 꿈꾸는 여행지입니다. 특히 파타고니아 지역은 칠레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자연환경이 뛰어난 곳으로 손꼽히며, 트레킹, 빙하 탐험, 카약, 캠핑 등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이 가능합니다. 가장 유명한 명소는 단연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Torres del Paine National Park)입니다. 이 국립공원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라스 토레스 봉우리, 프랑세스 계곡, 그레이 호수 등 기암절벽과 호수, 빙하가 어우러진 풍경이 인상적입니다. 트레킹 루트는 보통 5일 정도 소요되는 W 코스, 8~10일 걸리는 O 코스로 나뉘며, 텐트나 레푸히오(산장)에서 숙박을 하면서 자연 속에서 보내는 일정이 특징입니다. 걷는 내내 야생 라마인 과나코, 여우, 운이 좋으면 퓨마를 목격할 수도 있어 동물 관찰의 재미도 있습니다. 빙하 관광은 남부 칠레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입니다. 그레이 빙하는 보트를 타고 접근할 수 있으며, 수십 미터 높이의 얼음벽이 파란빛을 내며 수면 위에 떠 있는 장면은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합니다. 일부 투어에서는 빙하 위를 걷는 빙하 트레킹도 가능하며, 아이젠과 헬멧 등 전문 장비를 착용하고 전문가의 안내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안전하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남부 지역의 또 다른 명소로는 푸콘(Pucón)과 칠로에(Chiloé)가 있습니다. 푸콘은 액티비티 중심의 여행지로, 빌라리카 화산 등반, 온천욕, 래프팅이 유명하며, 칠로에는 전통 목조 교회와 해산물 요리로 유명합니다. 특히 칠로에의 파스토랄 풍경, 신화적 전설, 전통 가옥인 팔라피토는 도시 여행자들에게는 신선한 경험을 안겨줍니다. 남부 여행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기후와 교통입니다. 겨울철에는 눈과 강풍으로 인해 일부 지역이 폐쇄되며, 대중교통이 제한적이라 렌터카나 투어를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남부로의 항공편은 푼타아레나스 또는 푸에르토 몬트로 연결되며, 이 도시들에서 차량이나 버스를 이용해 주요 관광지로 이동하게 됩니다.

산티아고에서의 도시 여행 경험 - 북부와 남부를 잇는 중심 허브

산티아고는 칠레의 수도이자 경제, 정치, 문화의 중심지로, 북부와 남부 어디로든 이동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허브 도시입니다. 대부분의 국제선 항공이 산티아고 아르투로 메리노 베니테스 국제공항(SCL)으로 도착하며, 국내선 네트워크도 잘 갖추어져 있어 칼라마(북부), 푸에르토 몬트, 푼타아레나스(남부) 등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산티아고는 단순한 환승지 이상의 가치가 있는 도시입니다. 먼저 산 크리스토발 언덕(Cerro San Cristóbal)에 올라가면 안데스 산맥과 도시 전경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으며, 벨라비스타(Bellavista) 지역은 젊은 예술가들의 거리로 유명하여 스트리트 아트와 독특한 문화 공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모네다 궁전, 국립역사박물관, 중앙 시장(Mercado Central) 등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산티아고 근교 여행으로는 발파라이소(Valparaíso)와 비냐 델 마르(Viña del Mar)가 대표적입니다. 발파라이소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항구 도시로, 좁은 골목과 언덕 위 집들이 그림처럼 어우러져 있으며, 예술가들이 모여든 도시답게 벽화와 공공 미술이 가득합니다. 비냐 델 마르는 비교적 현대적인 해안 도시로, 칠레식 해산물 요리와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좋습니다. 와인 애호가라면 산티아고 주변의 마이포 밸리, 카사블랑카 밸리에서 와이너리 투어를 즐길 수 있습니다. 칠레 와인은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며, 각 와이너리에서는 포도밭 산책, 시음,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까지 다양한 체험이 가능해 하루 일정으로도 훌륭한 선택이 됩니다. 산티아고는 칠레의 과거와 현재, 자연과 도시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공간입니다. 북부의 사막, 남부의 빙하만을 여행지로 생각하기 쉽지만, 수도 산티아고 역시 짧게나마 체류해 볼 만한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칠레는 단일 국가 안에 다양한 지리적 특성과 문화를 품은 세계에서도 드문 나라입니다. 아타카마의 메마른 풍경과 별이 가득한 하늘, 파타고니아의 푸르른 호수와 웅장한 빙하, 그리고 산티아고의 도시적 세련미까지… 칠레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대자연과 인간 문화의 공존을 경험할 수 있는 ‘여정’ 그 자체입니다. 일정과 관심사에 따라 북부, 남부 중 한 곳을 선택해도 좋고, 여유가 된다면 모두 경험해 보기를 추천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긴 나라를 여행한다는 것 자체가 한 사람의 인생에 깊은 울림을 남겨줄 소중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