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룬은 아프리카 대륙의 중서부에 위치한 나라로, 다양한 자연지형과 문화가 공존하는 나라입니다. 사막, 정글, 산, 해안, 초원까지 아프리카의 거의 모든 풍경을 담고 있어 '아프리카의 축소판'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아직 대중적인 관광지로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최근 생태여행과 문화체험을 선호하는 트렌드 속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흥 여행지입니다. 이 글에서는 요즘 뜨는 카메룬의 대표적인 자연경관 루트와 현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로컬 투어, 그리고 참여형 체험 중심 여행까지 여행자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루트를 소개합니다.
1. 자연경관을 따라 떠나는 베스트 루트
카메룬은 지형적으로 북부의 사하라 인접 건조지역부터 남부의 열대 우림, 동쪽의 강유역, 서쪽의 화산지대까지 매우 다양한 자연환경을 자랑합니다. 이러한 자연적 특성 덕분에 하나의 나라에서 사막 트레킹, 밀림 탐험, 고산 트레킹, 바다낚시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서부에 위치한 카메룬 산(Mount Cameroon)은 아프리카에서 네 번째로 높은 산이자, 활화산입니다. 고도 약 4,040m에 달하는 이 산은 1년에 한 번 열리는 '레이스 오브 호프(Race of Hope)'라는 국제 트레일 러닝 대회로도 유명합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2박 3일 코스로 트레킹이 가능하며, 트레킹 도중 다양한 식생과 원숭이, 새 같은 야생동물을 만나게 됩니다. 정상을 향해 올라가며 용암지대, 안개 숲, 고산 초원 등 풍경이 바뀌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현지 가이드와 동행하는 것이 필수이며, 기후 변화가 심해 방수 장비와 보온 장비를 준비해야 합니다. 동부의 로뱅 국립공원(Lobéké National Park)은 카메룬의 생물 다양성이 가장 잘 보존된 열대우림 지역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과 WWF가 함께 관리하는 보호구역입니다. 이곳은 고릴라, 숲코끼리, 드물게는 표범까지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관찰용 플랫폼이나 엘리펀트 클리어링(Elephant Clearing) 등 지정된 구역에서 정지 관찰이 가능합니다. 캠핑장도 설치되어 있어 수풀 속에서 야생의 밤을 경험하는 특별한 일정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북부의 와자 국립공원(Waza National Park)은 카메룬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공원 중 하나로, 사파리 여행의 명소입니다. 건기인 11월부터 4월 사이가 방문 적기로, 이 시기에는 물가에 모여드는 다양한 동물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코끼리 무리, 사자, 하이에나, 가젤, 이붐(Eland) 등 다양한 포유류와 조류를 관찰할 수 있으며, 전문 사파리 가이드와 함께 차량 또는 도보로 투어가 진행됩니다. 이러한 루트는 단순히 자연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지역별 생태계를 이해하고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느끼는 교육적 가치도 큽니다. 여러 지역을 연계해 일주 코스를 구성할 수도 있고, 주제별로 특정 지역에 집중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단, 일부 지역은 치안이나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므로, 신뢰할 수 있는 여행사와 사전 계획이 필요합니다.
2. 현지 로컬투어 – 도시와 마을에서 만나는 진짜 카메룬
자연의 웅장함을 넘어서, 카메룬의 진짜 매력은 그 속에 살아 숨 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비롯됩니다. 250개 이상의 부족이 존재하는 카메룬은 언어, 의상, 음악, 요리, 건축 등 다양한 민속문화가 공존하는 다민족 국가입니다. 로컬투어는 이런 문화를 가까이서 보고 배우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카메룬의 수도 야운데(Yaoundé)는 언덕 위에 형성된 도시로, 정치적 중심지이자 문화 중심지입니다. 이곳에서는 국립박물관(Musée National)에서 카메룬 각 부족의 전통 의상, 무기, 의식도구, 음악 악기를 관람할 수 있으며, 국립예술공예센터에서는 전통 공예품을 직접 만들어보는 클래스도 운영됩니다. 전통 드럼, 탈 만들기, 석기 조각 등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도 있어 가족 여행자에게도 적합합니다. 무콘 시장(Mfoundi Market)은 야운데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으로, 카메룬식 향신료, 의약 식물, 전통 약초, 수공예품 등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말린 생강, 페넬, 칠리파우더 등은 요리용으로 인기가 있으며, 일부 상점에서는 로컬 간식인 ‘포포콘(Popcorn)’과 ‘아차케(Achaké)’ 등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시연도 제공합니다. 해안도시 두알라(Douala)는 수도보다 활기차고 국제적인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항구 도시인만큼 해산물 요리 투어나 낚시 체험, 항구 마켓 탐방 등이 이색적입니다. 마르셰 드 플로(Bonapriso Flea Market)에서는 지역 예술가들의 공예품과 벽화, 직물 등을 구경할 수 있고, 거리예술 골목에서는 벽화작가와 직접 만나 인터뷰하거나 드로잉 체험도 가능합니다. 도시를 벗어나 크리비(Kribi)나 바푸삼(Bafoussam) 등의 소도시로 이동하면 보다 진솔한 로컬 체험이 가능합니다. 특히 어촌 마을에서는 통나무배 타기, 수산시장 견학, 전통 어망 던지기 체험도 인기가 있으며, 마을 주민과 함께 로컬 식사를 즐기거나, 밀림 근처 농장에서 수확과 요리를 함께 해보는 프로그램도 존재합니다.
3. 체험 중심 여행 – 참여하고 배우는 카메룬
최근 여행 트렌드는 ‘보는 여행’에서 ‘참여하는 여행’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카메룬은 이런 체험 중심 여행에 잘 맞는 목적지로, 여행자들이 몸소 느끼고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에코체험 중 대표적인 것은 조류 관찰 투어입니다. 카메룬은 아프리카 대륙 내에서도 조류 다양성이 높은 국가 중 하나로, 특히 남서부와 동부 열대우림 지대에서 새 관찰 투어가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현지 생태 가이드와 함께 새소리를 듣고, 종을 구분하며, 관찰 일지를 작성하는 프로그램은 아이들과 함께하기에도 좋고, 전문적인 자연 탐사로도 활용됩니다. 농업 체험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카메룬은 세계적인 커피와 카카오 생산국으로, 농장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커피 열매 수확, 선별, 건조, 로스팅, 시음까지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 농장에서는 직접 초콜릿을 만드는 수업도 운영되며, 바나나나 고구마 등 다양한 작물 수확도 포함됩니다. 체험 후에는 수확한 작물로 로컬 요리를 만들어 먹는 쿠킹 클래스도 진행됩니다. 문화 체험에서는 전통 타악기 연주와 춤을 배우는 프로그램이 인기입니다. ‘발라폰(Balafon)’이라는 전통 실로폰이나, 드럼(Djembe) 등 타악기를 다루는 클래스는 비전문가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부족의 대표 춤을 배우고, 지역 행사에 참여해 함께 춤추는 일정도 마련돼 있어 카메룬 문화를 깊이 있게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의상 체험 + 사진 촬영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전통 직물인 ‘간다라(Gandoura)’나 ‘빠그네(Pagne)’를 직접 고르고, 시장에서 맞춤 제작해 입고 지역 명소에서 사진을 찍는 프로그램은 젊은 여행자들 사이에서 SNS 인증용으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일부 스튜디오는 부족 전통 장식과 배경을 세팅해 주는 콘셉트 촬영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이처럼 카메룬은 관광지를 ‘둘러보는’ 곳이 아니라, 하나하나 ‘참여하며 익히는’ 살아 있는 체험 여행지입니다. 생태, 농업, 문화, 음악, 요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오감으로 느끼고 이해하는 여행을 할 수 있는 점이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 구분되는 강점입니다. 카메룬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에 여행 인프라는 제한적이지만, 반대로 말하면 ‘진짜 아프리카’를 경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입니다. 자연을 체험하고, 사람을 만나고, 문화를 몸으로 느끼는 진짜 여행을 원한다면, 지금이 바로 카메룬을 여행할 최고의 타이밍입니다.